일렉 기타 입문 가이드 : 기타 구매하기 - 레스폴

안녕하세요. 지난 글에서는 일렉기타의 표준이자 입문자에게 가장 친숙한 '스트라토캐스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트라토캐스터와 대조적인 구조를 지니며, 묵직한 록 사운드를 대표하는 '레스폴(Les Paul)'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레스폴이란?

1952년 깁슨(Gibson)사에서 기타리스트 레스 폴과 협력해 선보인 레스폴은 스트랫과 함께 일렉기타 역사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모델입니다. 금속 커버의 험버커 픽업과 유려한 곡면 바디(아치탑), 그리고 클래식한 외형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록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악기입니다. 스트랫이 밝고 카랑카랑한 톤을 들려준다면, 레스폴은 단단한 중저음과 두터운 출력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Gibson Les Paul 참고 영상]


레스폴의 사운드와 구조적 특징: 2험버커(HH)와 압도적인 서스테인

레스폴의 사운드와 구조적 특징: 2험버커(HH)와 긴 서스테인

레스폴의 정체성은 넥과 브릿지에 모두 장착된 두 개의 험버커(HH) 픽업에서 나옵니다. 싱글 코일과 달리 노이즈를 상쇄하도록 설계되어 잡음이 적고 음색이 두텁고 따뜻합니다. 게인(Gain)과 드라이브를 깊게 걸었을 때도 소리가 얇아지지 않고 힘 있는 파워코드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바디 목재로 마호가니를 주로 사용하며, 줄을 바디에 단단하게 고정하는 '튠오매틱(Tune-o-matic)' 브릿지를 채택했습니다. 트레몰로 스프링이 들어가는 기타들과 달리 줄의 진동이 바디로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음의 울림이 길게 유지되는 '서스테인(Sustain)'이 매우 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펜더 계열보다 넥 스케일이 살짝 짧아 줄 장력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대표 장르와 아티스트

레스폴은 하드록과 헤비메탈의 상징적인 기타이지만, 험버커 픽업 특유의 부드러운 클린톤 덕분에 재즈나 블루스에도 잘 어울립니다. 드라이브를 살짝 걸었을 때 나오는 끈적하고 굵은 블루스 솔로 톤은 레스폴의 대표적인 매력입니다.

대표 연주자로는 건즈 앤 로지스의 슬래시(Slash)와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가 있으며, 긴 서스테인의 블루스 솔로로 유명한 게리 무어(Gary Moore)의 'Still Got the Blues' 역시 레스폴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명곡입니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봇치 더 록의 주인공 고토 히토리가 블랙 컬러의 레스폴 커스텀을 다루면서 젊은 층과 입문자들 사이에서도 관심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Slash - Anastasia]

[결속밴드 - The Band]


실전 연주자가 체감하는 레스폴의 치명적인 단점

소리와 외형의 매력이 뚜렷하지만, 초보자 입장에서 구매 전 미리 알아두어야 할 단점들도 분명합니다.

첫 번째는 무게감입니다. 밀도 높은 목재를 사용하다 보니 보통 4kg 안팎, 무거운 개체는 4.5kg에 달합니다. 3kg 초중반대인 스트랫과 비교하면 꽤 묵직해서, 서서 장시간 연습할 때 어깨와 허리에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쉑터사의 Solo-II Custom 레스폴을 사용 중인데, 무게감과 바디 형태로 인해 장시간 연주 시 피로감이 있는 편입니다.

두 번째는 각진 바디와 넥 조인트의 연주감입니다. 스트랫처럼 몸에 닿는 곡선 굴곡(컨투어)이 없어 앉아서 칠 때 갈비뼈나 팔뚝이 다소 배길 수 있습니다. 또한 하이프렛 쪽 넥 접합부가 두꺼운 편이라 높은 음역대 솔로를 연주할 때 손가락이 닿는 느낌이 둔탁합니다.

세 번째는 두툼한 넥 두께와 헤드 파손 주의입니다. 예전에 에피폰 레스폴을 다뤄보았을 때도 두툼한 넥감 때문에 적응에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브랜드마다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넥이 두꺼운 편이므로 매장에서 직접 쥐어보고 손에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깁슨 특유의 꺾인 헤드 각도 때문에 악기가 넘어졌을 때 헤드가 파손되기 쉬우므로 보관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레스폴 소리는 좋은데 불편하다면? 훌륭한 대안 기타들

레스폴 특유의 묵직한 2험버커 톤은 원하지만 무게와 연주감이 부담스럽다면 비슷한 성향을 지닌 대안 모델들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깁슨 계열의 SG가 있습니다. AC/DC의 앵거스 영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모델로, 레스폴과 유사한 사운드 구조를 가지면서 바디를 얇게 가공해 가볍고 하이프렛 연주가 수월합니다. 다만 헤드 쪽으로 무게가 다소 쏠리는 '헤드드랍' 현상이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합니다.

[AC/DC - Thunderstruck]
SG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밴드이다. 

현대적인 하이브리드를 원한다면 PRS(폴 리드 스미스)를 추천합니다. 스트랫의 편안한 바디 굴곡과 레스폴의 두터운 험버커 톤을 정교하게 결합한 기타로, 깔끔한 넥감과 고급스러운 마감 덕분에 전 장르 올라운더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주변 지인들의 악기를 연주해 봤을 때도 특유의 편안한 연주감과 수려한 외관이 무척 돋보였습니다.

만약 PRS의 높은 가격대가 부담스럽다면, 동가격대 이상의 뛰어난 평가를 받는 최고의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야마하 레브스타(Revstar)입니다. SG의 실루엣을 계승하면서도 야마하만의 세련된 디자인 감각으로 완성된 기타입니다.

제가 직접 매장에서 RSS20 모델을 연주해 보았을 때, 소리의 퀄리티는 물론 레스폴의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무게와 연주감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점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속을 파낸 '챔버드 바디' 구조 덕분에 무게가 아주 가볍고, 스트랫처럼 바디 컨투어가 들어가 있어 연주할 때 몸에 착 감깁니다. 손이 작은 편이라 넥 두께와 너비에 민감한 저에게도 딱 맞는 훌륭한 넥감이었으며, 넥 접합부 역시 부드럽게 깎여 있어 하이프렛 솔로 연주도 매우 편안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현재 쉑터 Solo-II Custom에서 레브스타로 기변을 고려하고 있을 만큼 입문자와 실전 연주자 모두에게 강력 추천하는 모델입니다.



누구에게 레스폴(또는 대안 모델)을 추천할까요?

굵직하고 힘 있는 하드록 리프, 긴 서스테인이 필요한 솔로, 혹은 따뜻한 톤의 재즈와 블루스를 주로 연습하고 싶은 분들에게 레스폴은 좋은 선택입니다. 특유의 클래식한 외형과 묵직한 사운드는 확실한 만족감을 줍니다.

다만 무게와 두꺼운 넥이 부담스러운 초보자라면 오리지널 레스폴 외에도 SG나 야마하 레브스타 같은 개량형 모델들을 함께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레스폴, 스트랫과 함께 일렉기타의 원류를 이룬 가장 원초적인 악기, '텔레캐스터(Telecaster)'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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